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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압구정 현대 80억

by 내집 마련 2021.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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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 80억

 

오늘은 개별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2021년 4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생각과 여러가지 잡담들을 조금 해보려고 한다. 압구정 현대 아파트 80평형이 2021. 4월 5일 날짜로 80억원에 거래되었다.

위 계약일을 살펴보면 2018~2019년에는 50억 초반, 2020년 중 후반에는 60억 후반, 2021년 초반에는 80억 초반에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 기억 상 시세를 토대로 한번 강북, 강남 대표 아파트 가격을 생각해본다. 강북 대표 아파트 중 하나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34평형이 18억 위 아래, 강남 대표 아파트인 아크로 리버파크는 34평형이 36억원 위 아래다.

그런데 위 아파트들은 신축이다. 소위 신축빨이라고 하는 시기, 아파트 가격(땅+건물) 중 건물의 가격이 가장 높은 시기라는 점. 그런데 압구정은 건물값은 이제 0원에 수렴하고 있는 곳이다. 게다가 평수가 넓어질수록 평당가격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면(반포자이는 25평형이 24억정도인데 90평은 52억원이다) 이번 압구정 현대 대형평수의 평당가 1억 돌파는 의미가 있는 셈이다.

압구정 현대 80억

압구정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동네다. 위 그림을 보면 서울특별시 강남구의 범위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동네가 비싸긴 하나 그 안에서도 땅값은 천차만별이다.

조금 TMI를 섞어보자면, 2013년도 즈음에 압구정고등학교에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는 부동산의 '부'자도 모르는 부린이였다. 그래서 이렇게 낡은 아파트 단지 안과 노상 주차장에 외제차가 많은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 그냥 강남 아파트 중 한 곳이니 부자들이 많나보다, 라고 넘어갔던 기억이 있다.

압구정 현대는 1979년식으로 올해로 43살이 되는 곳이다. 그러니까 다른 지역이었다면 이미 재건축을 해서 신축 아파트로 변모가 끝난 시점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그런데 오랜 세월 아파트 가격 상승, 서울 시민들에게 위화감 조성이라는 이유로 재건축 진행이 막혀 있는 상황이다.

압구정 현대 80억

압구정은 왜 비싼가. 간단하다. 대한민국 수도권 거주하는 보통사람(모든 사람이라고는 하지 않겠다)의 욕구를 가장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고소득 직장인이면 고급 일자리가 있는 곳이 강남이며, 고소득 전문직이라면 역시 소비력이 가장 강한 곳이 강남이라 이곳에서 개업을 하고 소득을 얻는다.

학군도 좋고 한강뷰가 가능하며 대한민국 최고급 백화점인 압구정 현대백화점도 걸어갈 수 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가장 고급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지역이 바로 압구정인 것이다.

압구정 현대 지분율 출처 - 티스토리 경제적자유와 행복한 인생

이번에 매매된 80평형의 지분은 약 38평 정도로 면적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재건축은 잘 아는 분야가 아니지만, 향후 재건축이 된다면 펜트하우스를 받을 수 있는 평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80억이라는 금액(대출도 안 되고 순수 현금)을 사용할 때 아무리 부자라도 투자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그냥 구입했을리가 만무하다. 향후 최소 100억, 150억원을 생각하기에 지금이 저렴하다고 판단하여 구입했을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이야기는 다들 아는 내용이니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강남 신축 상승 -> 서울 및 경기도 주요 지역 상승 -> 지방 상승 이라는 순환 고리의 시작점인 것이 마음에 걸린다.

이미 최근 2년 간 부동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국민들의 피로감과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다. 유주택자도, 무주택자도 말이다. 본인은 집을 마련했더라도 사랑하는 가족, 친구, 동료들 중 내 집이 없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지금도 열심히 돈을 벌어 저축을 하고 있는데 지금 가격에서 더 비싸진다면? 1년 동안 자녀를 키우고 아끼고 아껴 2천만원, 3천만원을 저축해 좋아했는데 목표했던 아파트는 2억, 3억이 올라버린다면?

무주택인 상태에서 내 집 마련을 조금 미뤘다는게 이렇게 큰 재산상의 손실로 돌아오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일까. 혹자는 "왜 전세 살았냐! 니가 멍청해서다!"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매매할 자금 여력이 없는 경우, 또는 소득은 있지만 큰 대출액을 감당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특히 하락기에 집을 마련한 지인이 주변에 있다면 더더욱).

아무튼, 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쯤에서 다시 떠오르는 두 단어. 현실과 당위다.

현실 :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

당위 : 부동산 가격은 ~~~해야 한다.

성인이 되면, 혹은 대학을 졸업해 취업을 하게 되면 우리는 대부분 '현실'의 세계에 살게 된다. 그래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빠르게 대응하는 사람들이 여러면에서, 주로 '경제적'으로 유리해진다. 그런데 현실이 너무 버거워 "이건 이렇게 돼야 해!" 라는 당위 명제를 부여잡고 있으면 개인의 높은 이상은 지킬 수 있으나 현실 세계 대응이 한 발 늦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꾸준히 내 집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솔직히 조금 헷갈린다. 만약 내가 지금 무주택이고 집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매매를 할 수 있을까? 2019년 집을 알아봤던 시기에 꽤나 좋아보였던 34평 준신축 준역세권 5억 후반대 아파트가 2년도 안돼서 11억이 넘었는데?

세상은 냉혹하다. 어떤 선택이든 결과를 받아 들여야 한다. 만약 2021년에 11억 아파트를 눈물을 머금고 매매를 했는데 가격이 폭락한다? 실거주니까 괜찮다? 아니지 솔직히 무섭고 두렵다. 몇 달 새 1억이 넘게 하락한 가격에 거래가 된다면 자산이 집 밖에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으로 밤을 지새우지 않을까? 그럼, 아파트를 임차 거주했는데 가격이 내려갔다? 그런데 또 사람 마음이 내려가면 더 내려갈 것 같아서 매매하기가 또 꺼려진다(주식을 해 본 사람들은 더 쉽게 이해하실 듯하다).

여러모로 2021년 4월 압구정 현대 아파트 80억 거래는 사람 생각을 복잡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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