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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책

싱어게인2 감상후기 (33호, 64호, 43호 김현성까지)

by 내집 마련 2022.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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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수업 시간이었던가, 문학작품에 나타나는 미적 범주의 갈래에 대해서 배울 때입니다. 우아미, 숭고미, 비장미, 골계미. 그 중에서도 비장미는 사전에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문학이 추구하는 미적 범주 중 하나로, ‘있어야 할 것’이 ‘있는 것’에 의해 실현되지 못하면서 느껴지는 미의식이다. 이루어져야 할 이상(理想)이 현실의 상황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슬픔, 고통, 절망 등의 감정과 함께 일어나는 아름다움을 말한다. 주로 이상과 현실의 갈등을 다루는 문학 작품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작품에서는 삶의 모순과 갈등을 거부하고 숭고한 이상이나 이념을 추구하는 적극성에서 비장미가 느껴지기도 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소망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좌절하는 상황에서 비장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비장미 [tragic beauty, 悲壯美] (두산백과)

 

 

싱어게인2 후기 33호 54호 7호

싱어게인2

저는 음악을 잘 듣지도 않고, 음악 경연프로그램도 안 보는데 작년에 처음 싱어게인 방송을 보고 이번에 시즌 2도 2회차 시청 중입니다. 제게 12월 13일 방영되었던 회차에서의 주인공은 단연 64호 가수. 여자 이무진을 보는 느낌이었다. 반전에 반전. 그리고 묘한 매력까지 느껴지네요. 배우 감우성을 닮지 않았나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64호가수 매력 싱어게인2

64호 가수. 화질이 안 좋네

그런데 방송 마지막에 나타난, 예고편에서 봤던 "김현성" 가수가 또 다른 의미에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던 초조함, 긴장, 불안 등을 설명해주는 단어가 바로 "비장미"가 아니었을까요.

그에게 "있어야 할 것"은 정상적인 성대, "있는 것"은 비정상인 성대입니다. 저의 학창 시절, 바람머리를 날리고 색안경을 낀 그가 유려한 미성으로 "그댄 나의 전부 그댄 나의 운명~"을 부르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오늘 그의 무대는 성대 결절로 인해 사실상 엉망이었습니다.

싱어게인2 김현성

예전 김현성의 모습

그런 그의 무대가 가장 감명깊었던 것은 뭘까요. 더 이상 예전의 실력으로 노래를 부를 수는 없지만 실패한 가수로 남고 싶지 않다는 집념, 예전보다 못한 모습임에도 시청자와 팬들 앞에 섰다는 것, 제대로 작별을 고하지 못하고 활동을 접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까지. 있는 모습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는 것에서 비장미를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싱어게인2 감상후기 해설

2021년의 김현성

대기실의 가수들과 심사위원들 다수가 눈물을 흘렸던 것은 비슷한 상황을 겪었거나, 혹은 그의 심정을 이해했기 때문이겠지. 그의 노래를 듣는데 그의 음성이 흘러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나, 예전만큼 잘 부르지는 않아도 잘 있어요. 그런데 팬분들이 너무 걱정을 하네요.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누구도 실패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 전보다 속도는 느리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삶의 자세에서 저는 다시 한번 숙연해집니다. 글의 시작을 문학으로 시작했으니 마무리도 문학으로 해봅니다. 어라, 우연인가, 시인의 이름!

플라타너스

-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홀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神이 아니다!

수고론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너스,

너를 맞아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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