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아내와 함께 세웠던 목표 중 하나. 한 달에 책 1권을 읽어보자. 아내도 열심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맞겠지) 나도 이 달이 끝나는 오늘에서야 겨우 한 권을 끝마쳤다. 라떼는 말이야~ 2010년부터 2012년 정도 사이에는 연 50권? 정도는 거뜬히 읽었는데 대학생 시절 -> 현실보다는 이상을 향해 살아갔기에 늘 책을 가까이 했고
직장인 시절 -> 이상보다는 현실을 생각했기에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다라는 변명. 음. 적당한 변명은 아니었다고 본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모 대기업을 다니던 분이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 발표한 소설로 첫 번째 작품인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입소문을 내며 이 책을 제작한 곳이 대형 출판사가 아님에도 온라인 서점에서 한 동안 1위를 했던 책이다.
내가 산 책을 보면 5개월 사이에 210쇄를 찍었다고 표시되어 있는데 1쇄를 보통 3,000부를 찍는 것을 기계적으로 생각해보면 63만권이 팔렸다고 계산이 된다. 어마어마한 수량이다. 내가 다녔던 곳 베스트셀러가 대략 20만권? 정도였으니 말이다.
본문 일부를 블사(블로그+필사)해본다.
...
남자는 항상 아메리카노만 마셨지만....
남자는 한 번도 캐러멜 마키아토를 좋아해 본 적이 없었다...
다만, 그 음료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게 했다.
...............................
"할머니, 뭐 마시고 싶어요?"
"아메리... 이거는 뭐야?"
"할머니, 이건 엄청 쓴 거. 엄청 써. 완전 소태 같은 거야."
"그런 걸 왜 돈주고 사 먹는대? 사는 싫어. 나는 달달한 거."
"그럼 캐러멜 마키아토? 그게 제일 달아."
.....
"어디? 라멜...마? 이거야? 할머니가 가나다라마바사아까지는 배웠는데
그 다음을 못 배워서 헷갈려서 그래."
.....
"여기서 내가 제일 늙은이다, 그렇제?"
"그러게, 할머니가 제일 세련된 어르신이네. 이런 데 와서
손자랑 커피도 마시고."
"너는 참, 말을 강아지풀만치 보드랍게 해. 어릴 떄부터 그랬어."
..........
그게 끝이었다. 82세. 짧지 않은 삶이었으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면 할머니의 기일이다.
.......
남자는 그날 밤 잠자리에 누워 생각했다.
"할머니의 인생은 뭘 위한 것이었을까. 일찍 태어났다는 이유로 이 좋은 세상
한 번 마음껏 못 누려보고 가신 할머니의 삶은 대체 뭐였을까"
지긋지긋하게 고생만 하고 좋은 꼴도 못 본 세상. 어쩌면 할머니는 지금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는 여태껏 한 번도 남자의 꿈에 나오지 않았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중에서-
마지막 챕터 일부다.
책은 꿈을 판매하는 달러구트 백화점에서 일하는 페니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달러구트는 백화점의 사장이며 백화점에는 각 층마다 다른 종류의 꿈을 판매하고각각 개성있는 매니저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는 죽은 자가 나타나는 꿈에 대한 이야기다.
1. 손자와 할머니.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손자의 꿈에 찾아온다.
2. 부부와 5살 아이. 요절한 아이가 부모의 꿈에 찾아온다.
3. 죽음을 앞 둔 환자. 가족들에게 마지막 이야기를 남기며 달러구트에게 꿈을 맡긴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일을 머금고 잠에든 이들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찾아온다. 그리고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꿈을 전달한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나와, 그리고 63만명의 (혹은 그 이상의)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얻는 위로, 또 오랜 기간 쉬고 있던 눈물샘을 움직이게 한 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지금 이 순간, 현실을 더 소중히 여기고 가까운 사람들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더 많이 사랑해야 함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현실과 꿈, 삶과 죽음은 우리가 평소 양극단이라고 생각하는 개념이지만 어쩌면 그 끝은 이어져있는지도 모른다. 현실이 힘들 때 꿈에서 깨달음을 얻거나(구운몽?),
꿈을 통해 현실을 살아갈 힘을 얻고,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 비로소 삶을 소중히 여기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죽음이란 무엇인가 등).
2021년을 열면서 읽기에 아주 좋은 책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꿈(여기서 꿈은 '목표'와 동의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도 있다.
1. 내재적 꿈 : 글쓰기. 작가로 살아가기. 글로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기.
2. 외재적 꿈 : 경제적 자유를 향해 노력하기. 돈벌이 수단으로서의 일을 넘어 일 자체가 보람과 기쁨을 주는 일을 하기 -> 결국 내재적 목표와 일치.
'드라마,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후기-더리치, 투자의발견 (0) | 2022.02.08 |
---|---|
서점일기 (0) | 2021.03.01 |
골든아워와 소명의식 (0) | 2021.02.17 |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2) | 2021.02.16 |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0) | 2021.02.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