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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책

보보경심려 감상후기

by 내집 마련 2022.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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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달의연인-보보경심려"는 SBS를 통해 2016년 8월 29일부터 2016년 11월1일까지 방영된 20부작 사극 드라마입니다. 고려태조인 왕건부터 4대 왕인 광종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극중 등장인물인 다수의 황자들이 지금 시점에서 보면 캐스팅이 화려했음을 알 수 있죠. 역사극, 현대극 할 것 없이 드라마 주요 소재인 권력 다툼을 근간으로 하되, 그 소용돌이 속에 서 있는 "해수"라는 여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보보경심려 달의연인 - 아이유드라마

 

1. 황좌의 외로움

잘 알다시피 고려는 왕건이 후삼국(통일신라 후기)을 평정하고 세운 나라입니다. 당시에는 호족(왕건 포함)들이 지방에서 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어 왕이라도 이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언제든 왕좌를 빼앗길 수 있는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태조는 건국 후 수많은 호족들과 결혼해 국가의 안정을 도모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선택이 결국 본인 사후 왕좌를 두고 형제들이 칼을 겨누는 비극을 초래해버렸죠.

작중에서는 결국 4황자, 13황자를 빼고 모두 죽으면서 엔딩을 맞이합니다. 황제의 자리를 두고 숱한 피를 뿌리고 나서야 왕권이 안정되고 국력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국사 시간에 고려하면 왕건, 광종만 잘 떠오르는 이유). 결국 4황자는 절대권력을 얻게 되었지만 주변에 남은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됩니다. 항상 곁에 있던 지몽(김성균 분), 13황자(남주혁 분), 해수(이지은 분)까지 모두 떠나버립니다.

애초에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권력을 얻겠다는 4황자의 다짐은 온데간데 없고, 상대편 청산과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냉혈한만 남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어쩌겠는가, 결국 황제의 자리는 주변을 다 내칠 수 있어야 지킬 수 있는 것을

아이유드라마 아이유이준기 보보경심

 

2. 사랑에 굶주린 자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수"가 황자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가진 사랑이 황자들의 외로운 마음을 만져주었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 4황자 : 어머니에게 버려졌으나 끝없이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함.

- 3황자 : 어머니에게 선택됐으나 버려질까 항상 두려워함.

- 13황자 : 사랑을 찾았으나 결국 이뤄지지 않음.

- 8황자 : 제일 어려운 캐릭터이기는 한데, 누군가를 온전하게 사랑할 줄 모르는 가장 불쌍한 인물.

해수는 거의 모든 황자들의 사랑을 독차지 합니다. 특히 자신이 가장 힘들 때 모든 것을 걸고 곁에 있어준 4황자에게 마음을 내주게 됩니다. 해수는 받은 만큼 돌려줄 줄 아는 인물이지요. 비록 4황자가 호전적이고 잔인한 성품을 가졌으나 자신이 받은 사랑보다 더 큰 사랑과 신뢰를 4황자에게 보내줍니다. 후에 사랑이 증오로 변한 시점에서도 그녀의 4황자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준기이지은 보보경심

3. 잔인하거나, 혹은 슬프거나

왕소는 해수를 위해 해수가 지극히 아끼는 채령이를 죽입니다. 채령이가 9황자의 눈이 되어 해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왕소와 해수가 공격받을 빌미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안 해수는 왕소를 증오하게 됩니다. 그런데 왕소는 사실 이게 사랑의 방식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슬퍼하지 않도록 적을 제거하는 것. 물론, 현대극에서처럼 사전에 물어보고 협의하여 작전을 전개(?)하면 좋았겠지만, 잔인한 행동이 사랑인줄 알았는데 결국 해수를 슬프게 한 것입니다.

해수는 결국 왕소를 떠납니다. 14황자는 그녀를 출궁시켜주고자 거짓으로 혼인을 해주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왕소의 딸을 낳습니다. 지병으로 죽음을 예감한 해수는 왕소에게 편지를 보내지만 편지의 서체를 오해한 왕소는 편지를 읽지 않다가 나중에서야 해수의 부고를 듣고 찾아가 오열합니다.

달의연인 드라마 후기 보보경심후기

4. 나가며

이 드라마가 방영한 시점은 kbs에서 "구르미 그린 달빛" 방영이 1주일 전부터 시작한 때입니다. 당시 구르미 그린 달빛을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박보검, 김유정의 환상적인 조합으로 역대급 인기를 구가했던 작품이 동시간대 진행되었음에도 보보경심-려 또한 나름 10% 위아래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선방했었습니다. 지금처럼 연기로 인정을 받지는 않았던 이지은, 호불호가 있는 배우였던 이준기(나도 왕의 남자 작품으로 괜히 선입견이...)가 주연한 것을 감안하면 꽤 성공적인 작품이었음은 틀림없습니다.

선입견이 좋은 작품, 좋은 물건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투자를 할 때에도 "저긴 역에서 멀어서 안 돼", "오피스텔은 절대 안 돼지", "나홀로 아파트는 안 돼" 라는 편견을 걷어 냈다면 훌륭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뭐든지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물건을 대하는 태도를 가져야 기회를 내 손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편협한 제 시야를 넓혀주었던 참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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