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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책

tvn 드라마 나의아저씨 정성스런 후기 (스포포함)

by 내집 마련 2022.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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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정리한 몇 가지 생각들을 해보았습니다.

나의 아저씨 관계도 - 출처 : tvn "나의 아저씨"

 

1)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결국 아저씨와 지안은 다시 만나게 됩니다. "길 가다가 만났을 때, 인사할거고" 서로에게 했던 약속과 당부를 지키면서.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어려운 시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2009년,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원 원장에게 모욕을 당했을 때, 군대에서 중대장에게 폭언을 들었을 때, 몇몇 힘들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렇지만 그런 시기는 언젠가 지나갑니다. 

" 또한 지나가리라"

2) 하나의 자아, 두 인물 (이지안 = 아저씨)

소설교육론이었나요, 전공서적 어딘가였던가요, 아무튼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 중 하나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안과 아저씨는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데 그 이유는 바로 상대가 자기처럼 외롭고, 쓸쓸해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금 더 나가보면, 지안은 아저씨 휴대폰을 도청하며 숨소리, 발소리 등을 들으며 그 행간을 읽고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있는데요, 어쩌면 도청을 하는 동안 둘은 별개의 자아가 아니라 사실 하나의 자아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등장인물은 작가가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인물이면서 동시에 1개의 자아를 여러 형태로 변환한 것일 지도 모릅니다. 특히 나의 아저씨에서는 지안과 동훈이 그럼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나의아저씨 - 지안과 아저씨

 

3) 천만원, 나의 구원과 너의 구원.

상훈(큰형)은 지안의 장례식장의 텅빈 것을 보고 3형제들과 멋진 2박 3일을 보내기 위해 모았던 천만원을 화환을 구입하고 여러 비용을 처리하는데 사용합니다. 실패한 삶이지만 힘들게 모아온 돈으로 2박 3일만이라도 형제들과 구원을 얻어보려고 했는데 그 돈을 얼굴만 아는 동생 직장 동료의 조모상(멀기도 참 멀다)에 사용했지요. 결과적으로 지안을 구원한 것이 자기를 구원하기도 했고(이 순간 내가 나라는 것이 정말 좋다고, 내가 기특하다고 대사가 나옴).

4) 어른 - 지안과 광일

둘의 생애 속에는 어른다운 어른이 없습니다. 등골빼먹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는 하이에나같은 사람들만 가득했고. 광일이 지안 주변을 배회했던 것은 증오심보다는 학대당했던 어린 시절을 겪은 동지애? 비참한 삶을 공유했다는 공감대?가 더 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나중에는 광일이 지안을 돕는데 어쩌면 "너라도 이 지옥을 벗어나 어른다운 어른을 만나 참 다행이다, 이제 떠나 보내줄게"라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요.

나의 아저씨 - 이제 평안함에 이르렀을 지안.

 

5) 후계 - 태초, 근원 그리고 공동체성의 공간

"후계, 후계, 다 비후계!" 매일 "정희네"에 모여 아재 건배사를 날리며 술잔을 기울이는 후계 사람들. 그곳엔 정이 넘칩니다. 지안을 데려다주다 외진 곳에 산다는 것을 알고 옆옆 건물 후배에게 인간 CCTV가 되어 달라고 하고 아저씨가 상무가 되었다는 소식에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진심어린 축하를 해주는 곳이 후계입니다. 초등학교 동창들과 40대 중반이 되어서도 축구를 할 수 있는 공간.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그런 공간이 후계가 아닐까요.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행복하게 놀았던 곳, 가면을 쓰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지낼 수 있는 곳.

6) 나가며

보는 내내 눈시울이 붉어져 이제 나도 "아저씨"가 된 것은 아닐까 착각하게 해준 드라마입니다. 지안과 아저씨의 관계가 에로스적 만남이 아닌 필리아(우정, 인류애 등)에 가깝기에 '인간됨, '사랑'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잘 묘사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윤동주를 떠올리며 반성적 자아를 꺼내들고 제 자신을 성찰해봅니다.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주변에 지안같은 이가 있으면 도와줄 수 있었을까" 질문을 해보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의아저씨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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