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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2 감상후기 (7호, 64호, 33호 그리고 43호...!)

by 내집 마련 202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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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2 감상후기를 적기에 앞서 조금 긴 서론을 써볼까합니다. 국어교육 전공 수업 시간이었던가요, 문학작품에 나타나는 미적 범주의 갈래에 대해서 배울 때였습니다. 조동일이라고 국문학에서 유명한 교수가 분류한 방법으로 기억합니다. 우아미, 숭고미, 비장미, 골계미. 그 중에서도 비장미는 사전에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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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2 감상후기 _ 문학의 4가지 미적범주 ; 비장미

 

" 문학이 추구하는 미적 범주 중 하나로, ‘있어야 할 것’이 ‘있는 것’에 의해 실현되지 못하면서 느껴지는 미의식이다. 이루어져야 할 이상(理想)이 현실의 상황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슬픔, 고통, 절망 등의 감정과 함께 일어나는 아름다움을 말한다. 주로 이상과 현실의 갈등을 다루는 문학 작품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작품에서는 삶의 모순과 갈등을 거부하고 숭고한 이상이나 이념을 추구하는 적극성에서 비장미가 느껴지기도 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소망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좌절하는 상황에서 비장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비장미 [tragic beauty, 悲壯美] (두산백과)

싱어게인2 감상후기 7호 64호 33호 43호

 

싱어게인2 감상후기를 본격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음악을 잘 듣지도 않고, 음악 경연프로그램도 안 보는 편입니다. 그런데 아내의 권유로 작년에 처음 싱어게인 방송을 보고 대단히 큰 감동과 재미를 느꼈습니다. 이번에 싱어게인 시즌 2도 계속해서 시청중입니다. 제게 12월 13일 방영되었던 회차에서의 주인공은 단연 64호 가수. 여자 이무진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반전에 반전. 그리고 묘한 매력까지 있더군요. 귀여운 딸 같은 느낌이랄까요?(그러기엔 제가 아직은 좀 젊지 않나 싶습니다^^)

 

싱어게인2 64호

 

64호 가수. 화질이 안 좋네요

싱어게인2 감상후기 64호에 대해서는 너무 만족스럽게 음악을 감상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감동이 뒤에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방송 마지막에 나타난, 예고편에서 봤던 "김현성" 가수가 또 다른 의미에서 충격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던 초조함, 긴장, 불안 등을 설명해주는 단어가 바로 "비장미"가 아니었을까요. 싱어게인2 감상후기를 적게 된 것도 7호, 64호, 33호 등 실력파들 때문이 아닌 바로 43호 김현성 때문입니다.

처음 도입부에 했던 미적범주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그에게 "있어야 할 것"은 정상적인 성대입니다, "있는 것"은 비정상인 성대입니다. 저의 학창 시절, 바람머리를 날리고 색안경을 낀 그가 유려한 미성으로 "그댄 나의 전부 그댄 나의 운명~"을 부르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오늘 그의 무대는 성대 결절로 인해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듣기 민망할 정도의 노래실력 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싱어게인2 43호 가수를 중심으로 감상후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싱어게인2 43호 김현성

예전 김현성의 모습

그런 그의 무대가 가장 감명깊었던 것은 뭘까요. 더 이상 예전의 실력으로 노래를 부를 수는 없지만 실패한 가수로 남고 싶지 않다는 집념, 예전보다 못한 모습임에도 시청자와 팬들 앞에 섰다는 것, 제대로 작별을 고하지 못하고 활동을 접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까지. 있는 모습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는 것에서 비장미를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싱어게인2감상후기

 

2021년의 김현성

대기실의 가수들과 심사위원들 다수가 눈물을 흘렸던 것은 비슷한 상황을 겪었거나, 혹은 그의 심정을 이해했기 때문이겠지. 그의 노래를 듣는데 그의 음성이 흘러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나, 예전만큼 잘 부르지는 않아도 잘 있어요. 그런데 팬분들이 너무 걱정을 하네요.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누구도 실패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 전보다 속도는 느리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삶의 자세에서 나는 다시 한번 숙연해집니다. 글의 시작을 국문학으로 시작했으니 마무리는 시 한편으로 해봅니다. 어라, 우연인가, 시인의 이름이 비슷하네요!

 

플라타너스

-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홀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神이 아니다!

수고론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너스,

너를 맞아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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